잡다한 이야기

42서울 4기 1차 피신 과정 종료

트리맨스 2021. 3. 2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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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서초구에서 한달 동안 코딩의 수영장에 빠져 있었다. 생각하기에 따라 깊고 어두울 수도, 깊지 않고 밝을 수도 있는 수영장에 있다가 집으로 오니, 힘이 쫙 빠진다. 한달 동안 무엇을 했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기대되는 첫째주


 첫째주에는 부랴부랴 고시원을 구했다. 서울에서 사는 사람들은 집에서 다닐 수 있겠지만, 나같은 지방 사람들은 무조건 잘 곳이 필요하다. 자취방은 어림도 없고, 잠만 잘 생각으로 고시원을 빠르게 구했다. 강남역 근처로 구했어야 했는데...조금 거리가 있는 신사역 근처로 구했다.

 

 클러스터에 도착하면 이것저것 절차를 진행한다. 9시 42분~12시까지 입실인데 나는 10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다. 도착하면 카뎃분들이 반갑게 인사해주신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그분들이 다음에 할 것들을 친절히 알려주신다. 인트라 아이디 만들고 카드 발급하고 설문조사 진행하고 뭐 이것저것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 나는 첫째주에 목발을 짚은 덕분에 시선이 살짝 쏠린 것 같았다. 첫날은 옆에 앉아 있는 사람끼리 조를 지어 준다. 보통 첫날 점심은 이 사람들끼리 먹게 된다.

 

 첫날부터 문제를 풀게 되는데, 공부에 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클러스터에 있는 아이맥을 사용하는데, 한글 입력을 못해서 한글 입력 방법부터 알아갔다. 역시 구글링은 모두 다 가르쳐 준다. 맥을 써본 적이 없으니, 공홈이나 구글링, 유투브에서 맥 기본 사용법부터 익혀갔다.

 

 그 다음에는 인트라에 있는 유투브 영상을 계속 보았다. 솔직히 봐도 뭔소리인지 모르겠다. 옆에 계신 분들이나 슬랙에 물어보면 다른 분들이 친절하게 설명 해 주셨다. 쉘 문제부터 너무 많이 막혔다. 문제를 풀고 진도를 나가야 하는데, 문제 이해부터 되지 않으니 처음에 많이 답답했다. 

 

 매주 금요일에는 시험이 예정되어 있다. 시험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여기는 시험 보는 법도 안가르쳐준다. 알아서 찾아야 한다. 문제의 난이도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적당히 보면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치기 시작한다.


 매일매일 아이맥이랑 눈싸움을 하다 보면 사람이 지치게 된다. 항상 실내에서 컴퓨터만 만지고 있다 보니 사람들이 피곤해 보이는게 눈에 보인다. 코드 검사도 까다로워서, 항상 꼼꼼히 검사해야 하는 습관이 많이 필요해진다. 

 이럴 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밥을 먹으러 갈 때다. 여기 있으니 항상 밥을 사먹게 되는데, 맛있는 밥집이 근처에 많이 있어서 식사하면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코딩 실력은 자연히 좋아지게 된다.

 

피신 과정의 마지막


 마지막 주는 과제와 진도, 시험 준비로 제일 바쁜 시기이다. 세가지를 동시에 할려니 시간이 없고, 항상 피곤에 쩌들어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지막 시험은 다른 시험보다 시험 시간이 좀 길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까지 시험을 길게 본 적도 없고, 장기전으로 갔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 생각해서 시험 전날에는 잠을 좀 충분히 잤다.

 시험이 끝나고 소정의 사은품 같은걸 주셨다.

 

 누가 봐도 개발자

42서울과 개발 관련된 스티커 세트를 주셨다. 이러한 스티커도 좋긴 하지만, 다른걸 주셨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약간 들었다. 

 

후기


 가장 좋았던 것은, 개발에 관심이 많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전공자 비전공자 상관 없이 열정 있는 분들을 만나고 나중에도 연락할 수 있다는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코딩을 할 때 코드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배웠다. 또한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다. 문제의 부실한 pdf 번역, 확실치 않은 문제 설명, 클러스터의 잦은 오류라는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카뎃 분들은 클러스터 또는 인트라에 오류가 나면 최대한 친절하게 고쳐 주실려고 하신다. 그 점에 대해서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 출제에 관해서 번역에 문제가 있거나 누락된 부분, 출력부에 명확하지 않은 결과 보여주기의 개선해야 할 점도 보였다.

 

 결과적으로는 나에게 실이 되기보다는 득이 되는 좋은 경험이였다고 생각한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조금 더 열심히 참여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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