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

2021년 연말 개발 회고록

트리맨스 2021. 12. 2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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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회고

내가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회고록 같은 글을 작성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올해는 나한테 다양한 이벤트가 생기고 이를 자주 경험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올해 개발에 관련된 주제를 중점으로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면서 간단하게 정리를 해 볼려고 한다. 필력이 따라와 줄 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시간의 흐름대로 정리해 봐야겠다.

 

진로 살짝 비틀기


나는 대학교 전공이 전자공학부이다. 그래서 전자 및 전기에 관한 공부를 계속 했으며 당연히 취업도 전자공 쪽으로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계속 공부를 하다 보니 나랑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가장 크게 다가왔던 감정은 전자공학을 공부한다고 하나, 사실상 대부분의 시간은 반도체 관련 공부를 하고 있었다. 문득 든 생각이, 반도체 공부를 하더라도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였다. 내가 정말로 반도체를 좋아해서 설계에 관해서 잘 알고 있다 하더라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특정한 기업의 프로세스 안에서 그저 한명의 직원으로만 있어야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속으로 내심 품고 있었던 개발의 꿈을 휴학을 통해 제대로 한번 경험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때가 작년 이맘때쯤이였을 것이다. 이러한 결정 이후에 나는 바로 휴학에 대해서 알아보고, 바로 휴학신청서를 넣었다.

 

 

맨땅에 헤딩


사실 개발을 한다고 마음만 먹었지, 현재 내 상황은 약간 암울했다. 주변에 컴퓨터공학 또는 개발을 하는 사람이 전무했고, 개발을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샛길 조차 나는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진로를 확실히 비틀고 휴학과 동시에 개발공부를 하기로 했다. 이 당시 개발에 관한 자료들을 찾고 있던 중, 부트캠프 형식의 프로그램을 국가나 대기업에서도 지원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때 내가 원했던 부트캠프는 진입장벽이 낮고, 돈을 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였다. 마침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42서울을 같이 하자고 했는데, 내가 원했던 부트캠프의 조건과도 잘 맞아서 2021년 동안 여기 매진해 보자는 목표가 생겼다.

 

이렇게 해서 42서울에 지원을 했고, 테스트를 볼 자격까지 얻게 되었다. 이 때 일정이 [12월 말 종강 -> 며칠 쉬고 바로 계절학기 -> 끝나자마자 바로 서울로 이사] 이렇게 되어서 이 당시 피곤함에 찌들어 있었다. 신사역 근처에 친구랑 고시원을 잡고 그렇게 한달동안 테스트 기간을 거치고 친구와 같이 합격이 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기는 한데, 알고보니 고등학교 동창 한명도 같이 합격이 되었다.

 

 

알고리즘


이 당시 테스트 기간이 끝난 3월 중순~5월 초 사이의 시간이 공백이 생겼다. 재학 중에 나름 부지런하게 살았지만 무언가에 쫓겨서 살았던 기억이 대부분이긴 하다. 이에 대한 보상 개념으로 앞서 말했던 공백 시간에 본가에서 좀 쉬기로 했다. 휴식 시작 후 일주일 까지는 침대와 물아일체가 되었다.

 

그 당시 본인 모습 (출처 : 네이버웹툰)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자 양심이 찔리기 시작했다. 뭔가 이대로 가면은 본과정 시작과 동시에 엄청난 고통의 시간이 다가올 것 같았다. 그래서 백준 사이트에서 알고리즘 문제를 풀었다. 처음에는 무대뽀? 정신으로 풀었는데, 사실 이것도 따로 공부를 해야지 실력이 빨리 올라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을 알게 된 이후로 [알고리즘 선정 -> 구글링으로 알고리즘에 대한 이론 이해 -> 관련된 문제 3개 이상 풀기] 의 흐름으로 코딩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진짜 야매로 한 공부지만, 골드 2까지 먹히는 것을 보고 뭔가 싶었다 -.-

 

본인 성적 (사실 지금은 다 까먹음,,,)

 

 

 

기본부터 배우기


42서울 본과정을 시작하고나서 개발에 대한 이론을 기초부터 쌓아가기로 했다. 2019년과 2020년에 코딩을 해보긴 했지만, 그 당시에는 마구잡이식 코드를 작성해서 결과물은 항상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되어서 본인 조차 해석이 힘든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2020년 본인의 결과물

 

그래서 이러한 습관을 버리고 처음부터 배우고자 42서울 과제를 시작했다. 이 과제들은 처음에는 c로 진행하는데, 예외처리 및 메모리 누수 처리에 관한 로직 작성에 계속 고통받았다. 이거를 왜 신경쓰지? 너무 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예외처리가 개발에서는 중요한 편에 속해 있었다. 특히 null 또는 공백, 메모리 할당에 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계획에 대한 중요성도 매우 중요하게 다가왔다. 아마 printf를 구현하는 과제에서 상당히 많은 애로사항을 느꼈다. printf를 구현하는 과제에서 매우 다양한 케이스에 대해서 테스트하고 분류하고, 이 결과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처리해야 매력적이고 간단한 로직으로 구성이 될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작정 코드 작성부터 했는데, 이 방법으로는 이도 저도 안되는 결과물이 나와버렸다. 결국 다 갈아엎고 새로 만드니 이틀만에 작성을 했다.

 

 

인턴 시작


42서울 시작 후 3개월정도 지났을 때, 우연히 좋은 기회가 들어와서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되었다. 여기서 내 담당은 백앤드 서비스 제작 및 유지보수였다. 백앤드 개발에 대한 나의 지식은 내 기준에 수박에 겉핧기 수준이였기에 한 달의 유예기간동안 계속 공부만 했다. 실무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였기에 현재 상태에서 서버 테스트를 위한 환경도 자체 제작하고 AWS 내 어지럽게 세팅되어 있는 설정부터 정리하기 시작했다. 

 

실제 업무를 시작하고 나서는 실수의 연속이였다. 코드리뷰를 받을 때마다 탈탈 털리고, 커밋해서 올리면 또 뭔가 빼먹고 그냥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회사 사람들 모두 열정있고, 특히 개발 사수가 실력이 좋고 꼼꼼해서 많이 든든했다는 것이다. 여하튼 여기서 컴공 4년제와 유사 컴공과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힘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역시 4년동안 컴공의 정규 트랙을 밟아온 사람은 다른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와 동시에 내가 지금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라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답은 "남들보다 더 열심히" 밖에 없었다. 내가 공부하지 않은 시간에는 남들은 관련 공부를 했고, 공부를 한 시간만큼 현업에서도 나보다는 잘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얻어간 것 중 대표적인 것들은 DB 캐시 로직, Socket 통신에 대한 인증 로직, DB 알고리즘 개선, Load Balancer 구현 등의 많은 기술이 있다. 이러한 기술들을 계속 습득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개발 관련 칼럼이나 기술 블로그 등의 글을 꾸준히 보고 있다. 확실히 이 방법은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나보다 개발 잘하고 자기 생각을 구체화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매우 많다. 이 분들의 생각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약간의 욕심?


요즘은 백앤드보다 프론트에 관심이 더 간다. 특히 어플 개발 쪽으로 관심이 간다. 모바일 앱 시장은 계속 커져가고 있고, 여기에 괜찮은 플랫폼 또는 게임 어플을 잘만 출시하면 데이터와 돈이 잘 굴러들어온다. 또한 프론트의 장점이자 단점인 개발 결과가 가시적으로 보인다는 특징도 있다. 이러한 점들이 내가 지금 하고있는 백앤드 개발보다 프론트에 눈길이 가는 이유이다. 그래서  React Native 또는 Swift를 배울까 고민도 하는 중이다. React Native는 우리 회사의 기술 스택이고, Swift는 IOS 앱은 비교적 돈이 되므로?? 물론 어디까지나 생각이다~~

 

 

결론


현재는 42과제를 하면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다. 할애하는 시간의 비율은 1:9 정도로 인턴에 거의 모든 집중을 하고 있지만, 42의 과제도 머리를 굴리기에 매우 좋아서 꾸준히 하고는 있다. 내가 지금 일하는 곳도 사람들이 다 좋고 열정이 있어서 매우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2022년에 복학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현재 일하고 있는 곳이랑 매우~~~매우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게 된다. 그래서 내년에 어떻게 할지는 아직은 모르겠다. 아직까지 개인적인 바램은 당분간은 계속 일하고 싶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학교에서 매너리즘에 빠진 나에게 콜라같이 톡 쏘는 탄산음료 같은 역할을 했다. 좁은 곳에 있는 우물 안 개구리에게 넓은 세상과 치열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라도 원격 근무가 가능하다면 계속 일하고 싶다.

 

사실 복학하는 것이 약간 두렵긴 하다. 수업을 듣고 졸전 준비를 하는 것이 두려운게 아니라, 내가 복학을 하고 학교 생활에 익숙해지고 다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이 두렵다. 안그래도 집에 있는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여기서 주변에 개발하는 사람까지 없다면 매너리즘에 빠질 확률이 더 커질 것 같다.

 

하지만 극복해야지 어쩌겠나. 답은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믿는다. 남들이 조언을 해 줄수도 있지만 최종 결정권은 나에게 있다. 내 인생이니까. 

 

 

 

 

마지막으로 이 회고를 누가 볼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을 본 사람 모두 행복한 연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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